스케일, 아르페지오, 옥타브, 도약, 양손 크로스, 푸가...
100만원 짜리 최고급 명절 한우세트처럼, 화려한 기교란 기교는 전부 들어간, 알캉의 대 소나타 30대입니다.
난이도는 역대급이고, 웬만한 리스트 곡보다 훨씬 어렵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멋진 테크닉도 좋지만, 이 곡의 감성을 이해하면 그 매력에 더 빠져들 수 있답니다.
제가 지난 번 올렸던 20대에 이은 30대를 표현한 곡입니다. 그 영상을 안 보신 분을 위해 다시 설명을 드리면, 알캉의 '4개의 생애'는 50대가 되어 투병을 하는 자기 아버지에게 헌정하는 소나타랍니다. 20대, 30대, 40대, 50대를 표현하는 곡으로 이루어져 있고, 악장이 지나면서 속도는 더 느려집니다. 이 30대는 아직 빠른 템포이며, 삶에 대한 고뇌와, 그래도 죽지 않은 희망과 사랑, 열정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악보를 보면 '사탄과 같이'(Sataniquement)처럼 독특한 지시어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곡에 담긴 희망을 함께 표현해야 하니, 내면의 천사와 악마를 함께 끄집어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20대이지만 30대에는 더욱 삶이 복잡해진다고 하더라구요. 그 복잡함이 아주 멋지게 이 곡에 담겨 있다고 하겠습니다.
중반부에 나오는 소름 끼치는 도약을 비롯한 어려운 패시지도 매력적이지만, 그 사이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멜로디들에 귀를 기울여 보시길 추천드려요. 제가 나이가 들고서도 아직 남아 있는 사랑이라고 해석한 부분이 바로 그 섬세한 멜로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