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기획 편 마지막 부분에 방송낸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는 정말 순수한 앵콜 그 자체였다. (작금의 대부분 앵콜이 사전에 준비되는 것을 감안하면) 내가 너무 좋아하는 곡이기도 해서 라이브로 너무 들어보고 싶기도 한 사심이 솔직히 크게 작용하기도 해서 녹화 막판에 즉석 부탁을 드린 것이다. 그 무례하기 짝이 없는 나의 요구가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나의 짐작은 그 자리에 계셔주신 함춘호 선배님이 존재 때문에 가능했다.
정말 사전 리허설 1도 없는 무대였는데, 장필순의 유일무이한 에어보이스는 말할 것도 없고, 내가 진정한 경의를 표하고 싶은 부분은 대한민국 기타의 살아있는 전설 함춘호님의 나일론 기타와, 갑작스런 앵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안개처럼 알아서 스며들어준 키보디스트 길은경 교수님의 패드이다. 이런 장인적 내공의 소산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 대중음악계가 진화의 역사를 써왔을 수 있었음이리라. 이런 전설적인 세션들의 스위스 시계같이 적확한 Backing은 최종 믹싱을 거쳐놓으니 더욱 값진 것으로 빛을 발산해냈다. 음향감독 김동훈 엔지니어의 믹싱도 전설급이란 사실도 놓쳐서는 안될 것 같다. 평생을 ‘리허설’의 마음으로 살아낸 장인들의 앵콜에는 새삼스런 연습이 필요없는 것 같다.
그 날 녹화 마지막 순간을 추억하며 ‘나.외.널.부.’를 감히 연주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