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군대 폴로네즈 OP. 40-1 Chopin Polonaise in A flat major op.40-1 ‘Military’

중학교 때인가 음악교과서에 이 곡이 실려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악보가 주를 이루던 음악 교과서에 그래도 간혹 음악이론이나 서양음악사를 다루는 챕터가 중간중간에 나왔던 기억인데 이 곡이 있었던게 분명 기억이 납니다. 그때 기말고사시험에 쇼팽의 서민적인 정서를 엿볼 수 있는 곡은 ‘마주르카'이며 귀족적인 정서를 담아낸 곡은 ‘폴로네즈'다라는 문제가 나왔던 기억도 납니다. 음악은 들려주지도 않고 이렇게 뭔 소린지도 그 참뜻은 전달되지도 않는 텍스트만 달달달 외워서 억지 교양수업을 시도했던 당시의 우리나라는 아직도 참 못 살았던 기억입니다. 우리나라는 근래들어 참 빨리 잘살게 된 것이라는 사실은 요즘 젊은 친구들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교과서에 짤막하게 실려있던 이 곡의 악보 맨 앞부분 서너마디를 내가 직접 만지게되었을 때의 성취감은 그래서 참 비현실적이기도 했습니다. 뭔소린지도 모르고 시험문제로 풀었던 그 곡을 드디어 실제로 내가 직접 쳐보다니…감회가 새로웠죠.   ‘군대’라는 별명은 쇼팽 본인이 붙인 것은 아니고 곡이 가지는 남성적인 에너지와 절도있는 형식에서 후대에 붙여진 것입니다. 다른 폴로네즈들에 비해 기교적으로 아주 어렵지는 않지만 그 사운드의 스케일은 되게 커서 ‘되게 잘쳐보이는 레퍼토리’가 하나 생긴 것이 정말 보람되었던 기억도 납니다. 되게 오래된 녹음인데 업로드 해보네요… 폴로네즈 집 자체를 꺼내본지가 언젠지 기억도 안납니다. ‘영웅'이나 ‘환상'…뭐 이런 곡들도 소싯적엔 다 만졌었는데 다 까먹었네요…조만간 꺼내서 기름칠을 좀 해봐야겠습니다. 폴로네즈 치면 시원시원한게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라 요즘같이 꿉꿉한 날씨에 에어컨 틀어놓고 쿵쾅거리면 기분 짱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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