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연재글] 피아니스트를 알아보자 -현대편

지난 글이 피아니스트별로 다른 해석을 이해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 포스트는 피아니스트와 그들의 색깔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물론 어떤 한 피아니스트의 해석에 옳고 그름이란 없으며, 받는 느낌도 다 주관적입니다.


주로 피아니스트별로 어떤어떤 느낌과 색깔을 가지는지, 청자분들이 개개인별로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필자의 개인적 의견은 무시하세요)


 


조성진

 


쇼팽콩쿨 우승으로 인해서 혜성처럼 등장한, 클래식피아노계의 라이징 슈퍼스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저도 쇼팽콩쿨 우승했다는 소식을 듣고 영상들을 찾아봤는데, 이 피아니스트의 강점은 감정표현입니다.

그가 연주한 곡이 아직 많이 없어서, 조성진스럽다는 걸 떠올리기는 어렵지만, 아래 두 곡의 해석이 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기억이 나네요.



쇼팽 녹턴 48-1번. 원체 서정적인 곡이지만, 마무리할때 터치는 숨을 탁 막히게 하는, 감정표현의 절정이었습니다.


쇼팽 "영웅" 폴로네이즈. 


원래 이 곡은 영웅이란 부제에서 드러나듯, 파워풀하고 강인한 이미지의 곡인데, 섬세하게 표현한 그만의 개성이 돋보이네요.

 


 


윤디 리 (Yundi Li)

중국인 피아니스트입니다.

최근에 내한공연에서 공연을 거하게 말아드셔서 (미스터치 몇번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악보를 아예 놓쳐서 연주가 통째로 멈추었다고 합니다.)

수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데요.


윤디리는 조성진 이전에 쇼팽콩쿨 최연소 우승을 달성한, 조성진의 선배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

그의 연주는 들어보면, 개인적으로 참 "촉촉"하다고 생각합니다.

페달링으로 음의 흐름들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느낌을 많이 받고, 그래서 쇼팽 등 낭만음악에서 분위기를 잘 살리는 것 같아요.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 듣고 ? 끊어지는것 같은데? 라고 들리시는 분들을 위해, 아래 비교영상도 첨부합니다.

원래 저 오른손 위로 도약하는 부분이 전부 스타카토로, 밑의 키신이 치는 라캄파넬라처럼 툭툭 끊기죠.

리스트 사랑의 꿈. 윤디리의 페달링과 어우러져서 더더욱 부드럽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랑랑(Lang Lang)


중국인 피아니스트.

그의 특징으로는, 사진으로도 알 수 있는, 유려한 쇼맨십과 그의 독특한 개성이 담겨있는 해석입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피아니스트이기도 해요.



그다움을 잘 표현해주는 영상이네요. 

얼굴과 리액션으로 나오는 쇼맨십과, 박자를 조절하면서 자기만의 색깔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해석.

조성진의 연주와 비교해보시면 더 잘 아실것 같습니다.



유쾌한 그의 개성이 나타나는 듯 한 모차르트 터키행진곡. 곡을 즐기는 게 표정에서 드러나네요.

 



 


발렌티나 리시차 (Valentina Lisitsa)


원래 그렇게까지 인지도가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유투브의 동영상으로 인해 유명해진, 유투브 스타입니다.

별명은 '피아노 위의 검투사'. 6-7년 전 즈음에 인형같은 외모로 괴물같은 기교를 선보여 스타덤에 오른 피아니스트입니다.

지금도 유투브에 활발하게 자기 공식 계정으로 피아노영상들이 종종 올라오고 있어요!


수많은 사람들을 경악시켰던 라흐마니노프 에튀드 영상. 배댓 중 하나는 "카메라 프레임이 손움직이는 걸 못따라가네(...)"

 

서울 리사이틀에 왔었을 때 공연했던 라흐마니노프 전주곡입니다. 그녀의 파워가 느껴지네요.

 

 


 


유자 왕 (Yuja Wang)

중국의 피아니스트입니다. 그녀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역시 열정이 넘치는 비르추오시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리시차와 마찬가지로 유투브의 파급효과로 많이 유명해졌습니다.

한가지 괄목할 점은 그녀의 피아노 연주회때의 드레스 코드가 감사하게도 사진같이 딱 붙는 드레스를 자주 입고 나오고,

신발도 페달을 밟기 편한 신발보다는 킬힐을 많이 신는 게 언론에서 비판적으로 보도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죠.

본인은 본인의 옷이 아주 편하다고 합니다. 피아노 실력은 이견이 없구요.

사실 영상을 보시고 이견이 있으면 이상할 정도


도약과 화음을 참 깔끔하게 처리하는 것 같습니다. 누가 봐도 저런 도약은 깔끔하게 치기가 더 어려울텐데.

그냥 왕벌의 비행보다 더 어렵게 편곡된, 볼로도스 버전의 왕벌의 비행을 소화하는 영상. 피아노 전공생들이 이 영상을 싫어합니다

 

사실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도 아름답게 잘 칩니다...는 중간부터 대함정. 

 


예프게니 키신(Evgeny Kissin)


현 클래식음악계의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슈퍼스타가 아닐까...개인적으로 생각됩니다.

이분에 관련된 일화로는


카랴얀이 키신과 협연하다가 자기 지휘하는 부분 놓침

 내한공연 때 예술의전당 최초로 임시석 설치 허용의 전설

내한공연 때 취소석이 하나도 발생하지 않아 취재진,관계자도 못들어감

세계 곳곳을 다니지만 동선은 공항-호텔-연습실-공연장 외 X

카네기홀에서 12곡을 앙코르곡으로 연주 (커튼콜을 계속 해서)

생후 11개월(11살이 아닙니다)에 바흐의 선율을 허밍함


연주를 감정이면 감정, 기교면 기교. 참 키신은 개인적인 사족을 달자면, 올라운드 피아니스트라는 생각이 드네요.



필자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연주입니다 :) 쇼팽 폴로네이즈 "영웅". 조성진의 연주와 비교되지만, 둘다 정말 훌륭한 연주에요!



때려박는 기교와 감정 둘다 잘 살린 라흐마니노프 프렐류드입니다.



전곡은 아니고, 감성이 실린 연주를 편집으로 보여준 쇼팽 스케르초 2번.


비르투오소적인 연주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터치가 좋으신 분도 계시고, 특정 피아니스트의 감성이 좋으신 분도 계시고, 


취향의 문제는 정말 개개인별로 다 달라서 추천이라는 말을 꺼내기엔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각각 곡별로 좋아하는 피아니스트가 다를 수도 있구요. 이런 섬세한 차이를 찾고 자신의 감성에 맞추는게 클래식의 재미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호로비츠나 루빈스타인, 폴리니, 치프라같은 분들까지 커버하기엔 너무 많아서, 일단 요즘 세대에 활동하는 분들만 추려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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