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있는 곳이 대구라서 정~말 옛날 모델 (10년전모델 이러고)밖에 없었지만...
구매하시는데 도움이 좀 되시라고 한번 올려봅니다.
건반 밑에 해머장치가 되어있는 구조 (거의 대부분의 플라스틱 건반 + 몇몇 목건)를 제가 임의로 [언더해머]라고 칭했습니다.
가와이의 CA 모델이나 카시오의 GP모델은 어퍼해머라고 이름붙일게요.
*싸구려 영창/삼익 업라이트와 야마하 베이비그랜드만 만져봤기 때문에 타건감은 조금 부정확할수도 있어요.
** 음색의 여부는 전혀 따지지 않습니다. 다만 p/pp/F/FF의 표현여부에 중점을 둡니다.
(FF : 센 자기주장 / pp : 슬픈 듯이 소근거리는 소리 정도로 이해해주세요)
*** 클라멘티 소나타 36-1의 1악장과 워털루전쟁,엘멘리히의 spinning song 이 3가지 곡으로 테스트했습니다.
1. 다이나톤
ARHA시리즈 건반은 다~ 별로에요. 가볍고 덜걱거리고. 너무 가벼워서 조금 곤란한 사양입니다.
특히 누를때 아무 저항없이 쑥 들어가고, 건반이 올라올떄는 시소의 상대방이 갑자기 훅 뛰어내려서 땅으로 훅 꺼지는 느낌같이 휙 튀어올라서 저는 좀 싫었어요.
DSP-80H(???) : pp/ff의 표현은 원하는 대로 되는데 뭐랄까 좀 계단현상? 처럼 걸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p에서 f 로 f에서 p로 넘어갈떄 살짝 부자연스러워요. 스피커의 음량은 큽니다. 고음이 조금 째지는 소리가 나요. 저음은 들어줄만한 소리가 나요.
페달은 의외로 자연스럽고, 스르릉 하는 특유의 음은 재현되어 있어요.
DPP-610 : p/f 까지만 표현이 되고, 스피커 음량이 작아요. 페달도 단조로워요.
2. 뮤디스
mx-100D ; p/f표현이 거의 안 되요. 10개 음 눌러보고 바로 관뒀습니다.
3. 코르그
LP-380 : 건반도 나쁘지 않고 잠잠하고 좋은데, 문제는 f/p 표현까지만 지원하는 느낌이에요.
4. 야마하
CLP-545 : 저음역대에서 스피커의 진동이 건반을 타고 손으로 자르르 느껴지는 그 점이 진짜 마음에 들어요. 진짜 피아노같은 진동감이에요. 스타카토 표현도 정말 가볍게 되요.
스피커 출력이 진짜 짱짱해요. ff/pp 표현도 놀랄 만큼 자연스럽구요. 근데 속이 빈 나무? 같은 재질인지 건반이 플라스틱마냥 너무 저항감이 없이 쑥 들어가고 쑥 올라와요. 그래도 535보다는 훨씬 나아요.
(** 통 목건이지만, 아래에 해머가 있는 구조라서 플라스틱 건반으로 넣었습니다.)
저음표현은 무겁지만 고음부가 약간 쩅-해요.
CLP-535 : 카시오 건반이랑 별 다른걸 못 느끼겠어요. 이 제품은 545만큼의 건반진동이 안 느껴져요.
건반을 눌렀다 뗄 때 나는 덜컹소리는 545보다 조금 더 커요.
p-45 : 건반은 팔랑팔랑 가벼운데 덜걱이는 소리는 그렇게 크진 않아요.
F/p가 소리가 잘 나고, FF까지 소리가 나는것같기도 해요. 음색은 기계음입니다.
페달은 단조로워요.
5. 커즈와일
옛날 물건은 건반이, 요즘 물건은 음색이랑 표현력이 너무 부족해요......
cup320 : 건반은 언더시소중에서는 누를때 가장 반항적이에요, 건반을 뗄 때 나는 쿵 소리도 적구요.
근데 너무 반항적이어선지 무거운거랑은 좀 다르게 잘 안 눌러져요. 그랜드피아노처럼 2번 걸리는 구조도 아닌데 쓸데없이 잘 안 눌려요. 세게 누르면 훅 들어가서 갑자기 훅 올라오고, 그렇다고 적당히 누르면 반항적이고... 연타 표현은 어려워요.
그리고...ff/pp표현이 거의 안 됩니다. 특히 FF표현이 진짜...후... 스타카토도 둔해요.
LENA칩이 MARA보다 상위라고 하지만, 물음표 한 100개는 붙을 정도의 성능.
하위기종인 andante가 없어서 만져보지는 못했는데, 이런 식의 물건이라면 커즈와일의 이름에 똥칠을 하는거나 다름이 없어요.
mp15x? : 이건 cup320보다 f/p표현이 매끄러워요. 근데 건반이 딱 다이나톤 ARHA 건반이라... 저는 싫었습니다. 음색 자체도 cup320보다 명료하구요. 다만 원하는대로 강하게 주장하거나 소근거리는 소리를 내기는 어려워요...
6. 롤랜드
RP-501 : 표현력이 진짜 맘에 들어요. 특히 원하는대로 FF/pp를 낼 수 있다는 점, 걸림없이 소리가 난다는 점은 진짜 칭찬하고 싶어요. 다만 건반은 살짝 부족한데, 너무 저항감이 없어서 너무 세게 눌러진다는 점이 살짝 아쉬워요. 건반을 뗄 때 덜컹이는 소리가 작아요.
HP603과 FP30은 아쉽게도 대구에 없어요... 저도 만져보고싶네요.
7. 가와이
ES-100 : 야마하 p-45같은 타건감입니다. 거르세요.
CN-35 : 건반은 아무 저항감없이 눌려서, 약간 꽃집서 꽃 보존할 때 쓰는 암록색 샌드블록 누르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근데, 이 건반은, 자연스럽게 손에 밀착해서 올라와요. 이점이 그랜드와 비슷합니다. 건반은 가벼운것 같은데 굉장히 안정감이 느껴지는 건반이에요. 다만 가벼운 느낌은 좀 있어요.
건반을 누르고 뗄 때 소리가 거의 나지 않아요. 또한 연타시에 가장 느낌이 사는 건반이에요. 연타가 수월합니다.
다만 저음이 많이 부족합니다... 소리가 잘 안나요... 4C 이후의 음은 청명하고 듣기좋은 소리가 나요.
FF표현은 아쉬운데 pp표현이 진짜 좋아요. 스타카토도 깔끔하고 가볍게 딱 끊어지는데 연타도 쉬워요.
페달은... 평범하네요 ㅎㅎ
다음 37 27 시리즈를 진짜 기대하고 있어요.
8.카시오
px-720 (10년전 모델) : 10년전 모델인데도 FF/p표현이 원하는 대로 되는게 진짜 장점(pp는 좀 어려워요)이에요. 뭐랄까, 내가 FF표현해야지! 하면 FF가 나오고 p표현해야지! 하면 p가 나와요. 근데 음이 지나치게 기계적이긴 하네요. 저음도 중후하니 밸런스가 좋고, 스피커 진동도 꽤나 느껴집니다.
다만, 건반이... 누를때는 스프링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해머는 확실한데... 다만 건반에서 손을 뗄 때 가와이처럼 자연스럽게 손 따라 올라오는 것과, 연타시 입력이 부드럽게 잘 되요. 스타카토는 F는 명확하게 되는데 p에서는 둔해요.
페달은 약간 기계적이고... 밋밋하게 음이 늘어집니다. DPP-610같은 느낌?
스르릉 하는 소리나 그런거 없어요. 경량화 피아노라서 그런지 페닯이 짧뚱해요.
720은 타건소음이나 건반을 뗄 때 쿵 쿵 하는 소리가 좀 있고, 그 쿵쿵하는 진동이 건반에서 손으로 전해집니다.
160 760이 타건소음이 진짜 살인적이라는 이야기가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CDP-120 : 이건 도저히 답이 없어요. 음색은 기계음에 가깝고 건반 자체의 누르는 느낌과, 누르고 난 이후에 손따라 올라오는 느낌은 렛오프를 뺀 가와이와 아주 흡사해요... 어디까지나 건반을 눌렀다 뗏다 할 떄의 느낌일 뿐이에요. 누른다는 점에서는 꽤 쓸만한 건반이지요. 근데...
문제는 소음, 소음, 소음!!
누를때도 턱, 뗄 떄도 덜컹, 건반이 좌우로 흔들리며 딸그럭딸그럭거리고... 속 빈 페트병에 뾰족한 돌조각 넣어서 흔드는것 것 같은 딸그럭거림과 누를떄 쿵 사브작 뗄 떼 턱 느껴지는 덜컥거림... 건반도 워낙 가벼워서 흔들흔들 팔랑팔랑...
연주를 하면 연주소리보다 건반소리가 더 커요. 40만원대 다이나톤이나 뮤디스같은 그런 덜컹임 소리가 나요. 전 카시오가 건반 소음 안 고쳐주면 이딴거 안 살거에요. 뮤디스만큼이나 나빠요.
이런거 사면 분명 위 아랫집에서 항의하러 올겁니다...
페달은 아주 단조롭고, p-45에 비해 f/p의 표현이 잘 안되고, 스피커도 좀 구려요.
스타카토는 아주 신경써서 날카롭게 타건해야 표현이 됩니다.
10년전 모델인 px720과 비교하면 표현력도 저질이고 소음도 심각해요.
꽤 긴 리뷰를 썼는데,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리뷰이니 이 점을 유의해 주셧으면 하고,
전자피아노 선택에 조금 참고할 만한 사항이 되었으면 합니다.
만약에 이중에서 저보고 물건을 사라고 한다면...
가와이랑 롤랜드 둘중에서 갈등할것 같아요.
가와이는 조용하고 기분좋은 건반이,
롤랜드는 뉘앙스 표현이 맘에 들어서 고민할 것 같아요.
근데 언더해머는 가급적 안 사게 될 것 같습니다... 어퍼해머랑 언더해머를 구분하지 못하는 인간은 없으니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