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학을 배우는것이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질문글을 써보네요!


좋은 답변을 받기 위해서는 우선 제 상황부터 설명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피아노를 잠깐 배웠습니다. 주로 체르니나 하농같은 클래식 위주의 교재들을 통해 피아노를 배웠지만 곡을 치면서 집중이 약간이라도 풀리면 실수가 나오고 그 걸 방지하기 위해 피아노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집중한다는 것이 너무 힘들었었고 가장 큰 원인은 배웠던 곡들이 재미가 없었기 때문에 곧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 시간이 많이 남게 되자 제가 좋아하던 여러 곡들을 더욱 잘 이해하고 싶어서 다시 피아노를 열게 되었습니다. 예전의 기억을 더듬어서 한두개의 곡을 악보에 맞춰서 치는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였지만 새로운 곡을 더 배우면 이전의 곡을 거의 까먹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악보를 완벽하게 연주하기 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곡들을 빠르게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재즈 악보집에 쓰여있는 코드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인 12개의 코드만 왼손으로 익혀둔다면 나머지는 그것들의 간단한 변형이였기 때문에 왼손은 코드에 맞겨두고 오른손은 멜로디만 치는 방식으로 피아노를 연습하게 되었고 이 방법은 아주 성공적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코드로 반주를 하다보니 반주방식이 너무 단조로워지는 것 같았기 때문에 곡을 이해하여 더 다양한 코드를 쓰는 방법으로 이 단점을 보완하고자 화성학을 공부해보았습니다.  문제는 화성학을 배우는 것이 곡을 이해하고 편곡하는데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어보였습니다. 화성학 책에서는 이런이런 코드진행들이 듣기 좋고 그 예로는 이런이런 곡들이 있다만 설명해 놓았지만 어떤 원리에 대해 쓰여있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화성학을 배우는 것이 여러 코드진행 방식을 외우는데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이렇게 코드 방식들을 외워서 음악을 배울 것이라면 차라리 제가 좋아하는 여러 곡들을 침으로써 코드진행들을 외우는 방식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아직 더 깊은 화성학을 배우지 못하고 수박 겉핥기로만 배웠기 때문에 이런 의문이 드는 것인지 아니면 화성학이 애초에 어떤 음들의 조합이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는 것에만 집중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데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 학문인지 궁금합니다.

긴 글 읽어서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6
댓글 16